코로나19 이후 주목을 받고 있는 용어는 언택트(Untact)이다.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에 부정의 접두어인 Un을 합성한 말로, '비대면' 이라고 표현한다. 따라서 언택트 소비는 소비자와 직원이 만날 필요가 없는 소비 패턴을 말한다. 최근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은 '언택트(Untact)'에 온라인을 통한 외부와의 '연결(On)'을 더한 개념인 '온택트(Ontact)'라는 개념이 추가로 등장했다. 이는 단순 비대면을 넘어서서 온라인을 통해 외부활동을 이어가는 방식을 말한다. 코로나19전, 혹은 직후 주목을 받았던 언택트는 사람을 대면하지 않고(비대면) 물건을 사고 파는 유통 정도를 뜻했지만, 이것이 장기화되자 사회적 거리두기로 실내에 갇힌 이들이 온라인으로 외부와 연결, 각종 활동을 하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낸 것이다. 온택트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서비스와 온라인을 통한 전시회 및 공연', '재택근무로 인한 화상회의', '(온라인 개학에 따른) 교육 분야의 비대면 학습' 등이 있다.
여러 사례들 중 '재택근무로 인한 화상회의'에 대한 부작용을 실제 사례로 이야기하려 한다. 직장에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되고, 근거리에 직접 누군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재택근무가 실시될 때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환호를 하였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일본 역시 재택근무를 진행하고 있는데 '테레하라(telehara)'라는 신조어가 생길만큼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테레하라(telehara)'라는 신조어는 '파워하라(powerhara)' 다음 만들어진 신조어이다. '파워하라'는 '권력(power)'과 '괴롭힘(harassment)'을 합친말로, 직장에서의 권력형 폭력을 가리킨다. 실제 일본 내에서는 지난해 직장 내 '파워하라' 대책 마련을 골자로 하는 '여상활약·괴롭힘 규제법'이 통과될 정도로 직장 내 괴롭힘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그 이후 최근 등장한 신조어인 '테레하라'는 '텔레워크(telework)'와 '괴롭힘(harassment)'이 합쳐진 말로 재택 근무 관련 괴롭힘을 뜻한다.
최근 일본 경영컨설턴트 요코야마 노부히로가 일본 포털 사이트 야후 기고를 통해 재택근무를 하면서 화상회의 도중 일어난 사례를 소개한 대화이다.
부장: "A씨 집이 왜 그렇게 어두워?"
과장: "그러고 보니 어둡네요. (조명) 설명 문제인가?"
A: 설정 문제가 아닙니다. 창문이 하나밖에 없어서 어둡습니다."
부장: "(창문이 하나밖에 없는 집에 살 정도로) 우리회사 급여가 그렇게 낮았어?"
이 대화를 통해 무슨 생각이 드는가? 재택근무를 하면서 화상회의로 연락을 주고 받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과거에는 알 수 없었던 상대방의 사적 공간을 알 수 있게 되는 부작용이 위 대화에서 드러나고 있다. 직원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회의 중에 가정형편과 관련한 발언을 하는 것은 괴롭힘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보통 직장 문화는 업무에만 중점을 두는 서양의 문화와 비슷한 부분이 있었는데, 이것이 온택트 사회의 재택근무로 확장되니 '테레하라'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유독 남을 의식하고 남에게 관심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위와 같은 형태의 재택근무 및 화상 회의가 보편적으로 진행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앞으로 과거보다 재택근무가 더 활성화되는 방향으로 갈지는 모르겠으나 '테레하라'는 인식의 전환만으로도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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