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5월 21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서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 행태의 변화' 보고서를 발간했다. 기간별, 업종별, 지역별 신용카드 매출 데이터에 대한 분석으로, 코로나19가 국내 소비 트렌드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계량적으로 분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홈페이지에서 전체 내용을 확인할 수 있고, 여기에는 '업종별' 매출 변화만 요약해 작성하려고 한다.
1. 유통
-인터넷/홈쇼핑과 같은 비대면 소비가 크게 증가함.
-오프라인 쇼핑 중에서는 근거리의 슈퍼마켓과 편의점 매출만 증가함. 오프라인 쇼핑의 총 이용건수는 급감했으나 건당 평균 이용은 높아짐. 이는 방문 빈도 수는 줄이되 대량 구매한 것으로 해석됨.
2. 여행/항공
-여행사: 1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59%, 특히 3월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85%로 급감함.
-항공사: 1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50%, 특히 3월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74%로 역시 급감함.
3. 교통수단
-코로나19에도 수입 신차 매출 증가, 국산 신차 및 중고차는 감소함.
-대중교통 대신 친환경/근거리 이동 수단인 자전거의 매출이 전년 1분기 대비 +45% 기록함.
4. 대중교통/주유
-철도, 고속버스,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 및 주유 관련 업종 매출 감소함.
5. 음식점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음식/외식 관련 전 업종 매출 감소, 특히 뷔페/출장연회의 경우 전년 3월 대비 -64%
6. 식료품
-식료품 관련 업종은 수산/건어물을 제외하고 축산물/농산물/청과물 등 전년 대비 모두 매출 증가함.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음식을 해먹는 '홈쿡' 트렌드가 확산된 것으로 해석됨.
7. 의료
-성형외과/안과/수의과 제외한 전 업종 매출 감소함. 1분기 합계로는 한의원, 3월 매출 기준으로는 소아과의 감소 폭이 가장 큼. 재택 근무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성형외과 및 안과 시술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됨.
-공적 마스크 판매로 인해 약국 매출은 증가함.
-요양시설, 산후조리원, 병원급 의료 기관 등의 매출은 모두 감소함.
8. 유흥/사치재
-술 구매 후 집에서 마시는 현상으로 인해 주류 전문 판매점의 매출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됨.
-나머지 유흥 업종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영업 규제로 전년 대비 매출 감소함.
9. 레저/문화/취미
-야외 스포츠인 골프장을 제외하고 전 업종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함.
-영화관/공연장 및 테마파크의 경우 3월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84%/-83%로 크게 감소함.
-집에서 즐길 수 있는 비디오/음반/서적 등의 매출 역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재택시간이 늘어도 취미 생활에 돈을 쓰지 않았음.
10. 교육
-교육 관련 업종도 모두 작년 대비 매출이 큰 폭으로 하락, 특히 무술도장/(외국어)학원/예체능 학원 매출이 크게 감소함.
11. 의류
-양복/한복점, 아동/유아복 매출 크게 감소, 봄철 성수기임에도 세탁소 역시 3월 매출 감소함.
12. 미용/기타
-미용 관련 업종 역시 모두 매출이 감소했으며, 특히 예식 관련 서비스업의 3월 매출은 -66%,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함.
작년(2019년) 1분기와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2020년 1분기를 비교해보면 뚜렷한 현상이 나타난다. 코로나19를 기준으로 그 전 매출 건수 비중이 가장 높은 업종은 여행 및 숙박이었으나, 그 후 유통업의 매출 건수 비중이 가장 높아졌다. 이는 온라인 쇼핑의 성장 때문이다. 대부분의 결과는 어느 정도 예측이 되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두 가지가 의미 있어 보인다. 하나는 '방구석 소비'에 관련된 것이다. 넷플릭스나 유튜브 이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 것과 마찬가지로 서적 등의 매출도 최소한 역성장은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도 여가 시간을 '보는'것에 더 쓰지 굳이 '읽는'것에 쓰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다른 하나는 골프장 이용객이 늘었다는 것이다. 활동은 해야겠고 거리두기 역시 필수니 골프가 그 대안으로 선택된 것이 아닌가 싶다. 스크린 골프장을 운영하는 골프존의 실적이 상승한 것을 보면 '거리를 둔 운동'에 대한 수요가 많았음을 알 수 있다. 반대로 요가, 필라테스 등 상대적으로 좁은 공간에서, 어느 정도의 접촉까지 필요로 하는 운동에 대한 수요는 급감했다. 위 '교통수단' 부분에서 자전거 수요 증가를 대중교통의 대안으로 해석했는데, 그것과 더불어 이 역시 거리를 둔 운동 수요가 겹쳤다고 보는 게 합리적일 것 같다.
'경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5월 산업별 수출 동향 및 특징 (4) | 2020.06.01 |
---|---|
불황과 관련된 케인즈와 하이에크의 관점 (4) | 2020.05.26 |
'대한민국 퇴직자들이 사는 법' 보고서 (14) | 2020.05.12 |
온택트(Ontact)와 그 부작용, 테레하라(telehara) (2) | 2020.05.11 |
환율 변화의 두 가지 얼굴 (2) | 2020.05.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