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은 헬릭스미스의 지분 축소 공시를 올렸다. '헬릭스미스'의 이전 사명은 '바이로메드'로, 2005년 기술특례 상장 1호 기업이자 한 때 '신라젠'과 신약 개발 양대산맥으로 이름을 날렸다.
블랙록은 올 2월 5%이상 지분 공시를 했다. 세부변동내역을 보면 과거 18만원~24만원 사이로 매수를 한 상태에서 6만원대에 추가 매수를 했고, 추가 매수로 인해 지분이 5%를 넘어 공시 대상이 되었다. 보유 수량을 보니 아마 블랙록에서 운영하는 모든 펀드를 합산해서 계산하는 듯하다. 영국, 호주, 일본, 싱가포르 등 다양하게 나온다. 5% 지분 공시 전 블랙록의 취득 단가를 감안하면, 헬릭스미스의 신약 임상 3상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작년 초에 매수를 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제일 높은 평단가는 24만원대로, 2019년 1월 헬릭스미스의 주가가 그 정도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특이한 점은 블랙록이 헬릭스미스의 임상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간 후 추가 매수를 하며 지분 공시를 한 점이었다. 당시 헬릭스미스 주주들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가 지분 공시를 한 이유가 있지 않겠냐며 큰 기대감을 나타냈었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블랙록이 지분 정리를 하기 위해 추가 매수를 했다고 생각한다. 만약 헬릭스미스의 향후 신약 개발을 보고 지분을 더 매입했다면 당연히 지금 매도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즉, 사실상 임상 실패 이후 헬릭스미스의 주가는 수직 낙하하였고, 바로 손절을 하기엔 평단가가 너무 높았기에(최대 평단가 기준 -70%정도 손실) 추가 매수를 하여 평단가를 낮춘 후 주가가 여러 이유로 반등을 할 때 매도하려 한 것이다. 실제 8월 31일 평소보다 훨씬 많은 거래량이 터졌고, 공시 세부변동내역을 보면 이 날 블랙록이 대량으로 매도한 것을 알 수 있다.
블랙록이 보유했던 주식을 대량으로 정리한 8월 31일 주가는 -7.77%를 기록하였다. 추가 매수를 했지만 평단가만 낮췄을 뿐 저점에서 매도를 했으며, 당일 주가를 보면 물량을 그냥 던졌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블랙록은 최대 70%의 손해를 기록하며 헬릭스미스 투자를 실패하였는데, 매도한 시점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전량은 아니지만 블랙록이 지분을 대량 매도하고 한 달도 되지 않은 9월 17일, 헬릭스미스는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신약 개발을 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들어가는 돈만 있지 버는 돈은 없기 때문이다. 시설자금, 운영자금, 채무상환자금 명목으로 약 2,800억원이 필요하다는데, 문제는 1년 전에도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했다는 것이다. 그 후 임상 실패를 했고, 2년간 유상증자는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 말을 바꿨다. 유상증자 공시 후 주가는 3일 동안 약 33% 하락했다. 기업이든 사람이든 말보다는 행동과 상황을 봐야 그나마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헬릭스미스를 장기간 보유했던 주주라면 수차례 말을 바꾸는 이런 기업을 계속 신뢰해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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