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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이야기

[HDC현대산업개발] 승자의 저주를 피할 수 있을까?

지난 포스팅에서 '승자의 저주'에 대해 알아보았다. 경매와 같은 방식에서 '최고가격입찰제'로 낙찰받은 사람이 결국 울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를 '승자의 저주'에 걸렸다고 표현한다. 현재 HDC현대산업개발은 우선협상대상자로서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앞두고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현재 약 2.5조원으로 예상되는 금액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계획대로 인수 시, 승자의 저주에 걸릴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승자의 저주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이유에 대한 논리를 작성하고, 다음 포스팅에서는 승자의 저주를 피할 것이라는 일부 주장에 대해 작성하도록 해보려고 한다.

 

 

1) 경기 민감도가 높은 두 산업의 만남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게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한다. 개인을 예로 들면, 자산을 2가지로 구성한다고 할 때 가장 많이 구성하는 포트폴리오가 부동산+예,적금일 것이다. 둘 다 안정성을 기반으로 한다. 이는 굉장히 보수적이라고 가정할 때 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는 부동산+주식이다. 그 누구도 주식+카지노를 전체 자산의 이분법적인 포트폴리오로 구성하지 않는다. 즉, 안정성과 변동성이 크지 않은 대상이 일반적으로 포트폴리오에 구성된다는 뜻이다. 산업으로 이야기를 해보면 건설업과 항공업은 둘 다 경기 민감도가 높은 산업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국내 위주이기 때문에 다른 대형 건설사들보다는 영업이익률이 높지만, 주택사업의 부침이 크기 때문에 현금 유동성이 풍부해질 때 신규 사업을 진행하거나 M&A를 하는 것은 지극히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이는 부침이 큰 본업을 대비해서 경기 민감도가 낮은 사업을 해야지 비슷하게 경기 민감도가 높은 산업으로의 진출은 HDC현대산업개발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 

 

2) 하락할 HDC현대산업개발의 순현금 가치

지난 1월 HDC현대산업개발은 총 발행주식 수의 50% 규모에 해당하는 유상증자를 결정 공시하였다. 이마저도 최근 유상증자 일정을 연기하였다. ('현대산업 유증연기' 검색) 만약 계획대로 진행 시 총 인수대금 약 2.5억원에서 미래에셋 5천억을 제외한 HDC현대산업개발의 투입비용 2조원은 현금 5천억, 유상증자 4천억, 회사채 발행 3천억,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기반으로 한 EB발행 3천억, 이시아나 지분매각 4천억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실제 사용하는 현금은 5천억 수준이지만, 차입금 자체가 늘어나니 순현금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3) 불안한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이후 정상화 과정을 거칠텐데 이 때 추가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확신을 할 수가 없다. 이미 지난해 말 계약 당시보다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반토막이 나있고,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에 기반한 주가 하락이기에 더 큰 문제라 볼 수 있다. 그리고 현재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가까운 미래의 실적은 훨씬 더 암울할 전망이다. 때문에 정상화 과정에서 추가비용이 들어가야 할 것은 불보듯 뻔하다. 여기에 추가로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이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에 200억원의 규모로 가입을 한 후 총 손실액을 약 147억으로 보고한 것도 고려해야 한다.('라임부실 숨겼다 아시아나' 검색) 이미 많은 언론에서 금호그룹과 라임의 수상한 거래에 대해 보도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로 적지는 않을 예정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계약금 2,500억원을 포기하고 계약을 파기하는게 맞지 않나 싶다. 경기민감도가 높은 두 산업의 만남과 인수 이후 추가로 자금이 들어가야할 것이 불보듯 뻔한데 2,500억을 포기하는 게 손실을 훨씬 더 최소화하는 길 아닐까? 또한 실사 당시 알지 못했던 자회사와 계열사들의 라임 펀드 투자(에어부산 뿐 아니라 다른 계열사인 아시아나IDT, 에어서울 등도 투자한 것으로 밝혀짐)를 감안하면 계획대로 인수 시 승자의 저주에 걸릴 확률이 높지 않을까 싶다. 인수를 꼭 하고 싶다면 실사 당시 숨긴 부실 등을 감안해 훨씬 낮은 금액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