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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이야기

종합주가지수에 대한 오해와 진실

대부분 한국에선 주식투자로 돈을 벌기 어렵다고 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부동산투자는 하나의 필승 카드처럼 인식된다. '부동산 불패 신화'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부동산투자는 항상 안정적이면서 수익성이 높을까? 마찬가지로 주식투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돈을 벌 수 없는 투자 방법일까? 

 

주식투자로 돈을 거의 벌기 힘들다는 생각의 바탕에는 종합주가지수로 인한 착시 현상이 자리 잡고 있다.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 사람들도 뉴스에서 들어봤을 '박스피'라는 단어가 그 증거라 할 수 있다. 특정 구간에서 왔다갔다하기 때문에 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부동산 가격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고 여긴다.

 

이 그래프처럼 우리나라 증시도 꾸준히 우상향을 해야할 것 같은데 왜 우리나라 증시는 박스권에서 왔다 갔다 하는 것일까? 이 물음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세부적으로 들어가 볼 필요가 있다. 박스권 장세라는 말은 우리나라의 경제가 그동안 성장을 하지 못했다는 의미인데 사실 우리나라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경제성장을 해왔다. 아무 종목이나 이야기해보자. 대표적으로 삼성전자의 10년, 20년전 주가와 지금 주가를 비교해보자. 어마어마한 성장을 해왔다. 또 아무 부동산이나 한 번 보자. 같은 기간 강남 재건축의 대표 주자인 은마 아파트의 가격을 보면 역시 많이 상승했다. 그렇다면, 경제도 고도성장을 해왔고, 집값도 크게 상승했으며, 삼성전자같은 우량 기업들의 주가도 크게 상승했는데 왜 유독 종합주가지수만 박스권 내에서 왔다 갔다 할까?

 

종합주가지수 산정 방식이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왜곡되는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산정 방식에 문제가 있는데,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업종의 대표성과 시장 지배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시가총액을 가중 평균하는 방식으로 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고평가된 기업이나 업종의 주가가 폭락할 경우 종합주가지수가 심하게 왜곡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과거의 예를 들면, 1990년 시가총액 순위에서 한일은행이 3위, 제일은행이 4위, 조흥은행이 5위인 적이 있었다. 이때 상위를 차지하던 5대 시중은행들은 대규모 감자와 유상증자를 단행하였고, 1988년에 2만 원대이던 이 기업들의 주가는 외환위기 때 1,000원 대까지 하락하면서 종합주가지수 또한 같이 빠졌다. 결과적으로는 부실 은행주들이 지수까지 낮춘 셈이다. 하지만 부실기업 혹은 고평가된 주식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생긴 종합주가지수의 공백은 영원히 메울 수 없게 되었다. 

 

만약 우리나라의 종합주가지수가 미국의 다우지수처럼 시장 지배력을 가진 우량 종목들을 기준으로 하고, 단순 주가 평균 방식을 취했다면 분명 지금보다는 높은 증시 수준이었을 것이다. 결국 우량 기업들은 꾸준히 상승을 했지만 지수 산정의 방식 때문에 증시가 오르지 않았던 것처럼 보였을 뿐인 것이다. 

 

결론은 우량 기업에 장기 투자하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이다. 장세를 보고 투자하지 말고 기업의 가치를 보고 투자해야하며, 종합주가지수는 추가적인 보조지표 정도로만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물론, 종합주가지수의 산정 방식으로 인한 오해가 있었지만, 사실 우량 기업을 선정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또한 선정했다 하더라도, 적절한 기업의 가치를 구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변동성 역시 굉장히 심하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주식투자를 지양하고 오로지 부동산투자만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러한 현상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분명한 오류와 오해가 있으면 바로 잡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