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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야기

돈(화폐)이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저 사람 돈이 많아"라고 할 때 우리는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있다. 상대방이 부자일 때 쓰는 표현인데, 정확하게 말하면 이는 저량변수(stock)인 재산(wealth)를 말한다. 유량변수(flow)인 소득(income)을 이야기할 때는 '저 사람 돈을 잘 벌어'라고 표현한다. (물론 돈이 많은 사람의 소득이 높을 확률은 높지만 엄연히 다른 표현이기에 구분함.) 우리는 비슷한 의미로 혼동해서 쓰지만 유량과 저량의 개념은 구분되어 있다. 

 


 

경제학자들은 화폐라는 단어를 보다 구체적인 의미로 사용한다. 경제학에서 화폐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게서 재화와 서비스를 구입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몇 가지 자산(asset)'을 말한다. 우리의 지갑에 들어 있는 현금은 화폐가 맞다. 그 현금으로 당장 무엇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식은 화폐로 간주되지 않는다. 무엇을 사기 위해서는 주식을 매도하고 현금으로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재화와 서비스를 판매하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이는(generally accepted)몇 가지 유형의 자산이 화폐이다.

 


 

그렇다면 '화폐에 대한 수요(demand for money)'는 어떨까? 화폐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 아닐까? 따라서 화폐에 대한 수요는 무한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화폐를 위에서 언급한 '재산'이나 '소득'의 의미로 사용하는 것이지만 경제학자들은 다르게 생각한다. 만약 지금 당장 100억원이 생긴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부동산, 주식 및 일부는 현금을 보유할 것이다. 화폐에 대한 수요란 이처럼 자신이 보유한 자산 중 어느 정도를 화폐의 형태로 보유할 것인지를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경제학자들이 사용하는 정의에 의하면 화폐에 대한 수요가 무한대는 아니다.

 


 

화폐는 부동산이나 주식 등과 달리 수익이 없는 자산이다. 따라서 합리적인 사람들은 화폐보다 부동산이나 주식을 보유하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왜 화폐를 일정 수준 보유하려고 할까? 케인즈에 따르면 사람들의 화폐 수요 이유는 (간단하게) 다음 3가지와 같다.

1) 거래적 동기(transaction motive): 편리하게 거래를 하기 위해

2) 투기적 동기(speculative motive): 주식이나 채권 등을 보유 시 직면하게 되는 위험을 피해 구매력을 보존하기 위해

3) 예비적 동기(precautionary motive): 만약을 위해 

 


 

사실 경제학에서 쓰이는 화폐(돈)의 개념을 알든 모르든 별 상관이 없다. 명칭을 몰라도 전혀 상관이 없다.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재산(wealth)과 소득(income)의 개념을 정확히 알고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경제학에서 말하는 '돈이란 무엇인가?'보다 철학에서 말하는 '돈이란 무엇인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말 '돈이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