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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야기

케인즈와 맨큐가 말하는 경제학

 

20세기 최고의 경제학자라 불리는 케인즈(J. M. Keynes)는 경제학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경제학을 공부하는 데 특별한 재능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경제학이 고급철학이나 순수과학에 비해서 그렇게 쉬운 학문일까? 쉬운 학문이기는 하지만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기는 매우 어려운 학문이다. 이런 역설이 성립하는 것은 아마도 경제학의 대가가 되려면 아주 희귀한 재능의 조합(combination)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수학자이면서 동시에 어느 정도 역사학자, 정치가, 철학자여야 한다. 그는 수학의 기호를 이해하면서 이를 말로 설명해야 한다. 특수한 현상을 일반적인 관점에서 사고해야 하고, 구상(concrete)과 추상(abstract)을 같은 사고의 틀로 건드려야 한다. 그는 미래를 위해 현실을 과거의 관점에서 연구해야만 한다. 인간의 속성이나 제도의 어느 부분도 완전하게 그의 관심 밖에 있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도 그는 공평무사함과 과단성을 겸비해야만 한다. 예술가처럼 초연하고 청렴하면서도 가끔 정치가처럼 치열하게 세속적이어야 하는 것이다."

 

이는 매우 어려운 조건이다. 따라서 우리가 경제학을 어렵게 느끼는 것은 어찌보면 지극히 당연해 보인다. (케인즈가 남긴 말을 듣고 바로 떠오른 한 사람이 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포스팅을 해보도록 하겠다.) 하지만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필요도, 경제학 대가가 될 필요도 없다면 경제학은 쉬운 학문이라고 한다.

 

 

 

 

 

 

다음은 '맨큐의 경제학'으로 유명한 하버드대학교 경제학과 맨큐 교수가 말하는 경제학에 대해 들어보자.

 

"나는 저녁식사 도중 정치에 대한 토론을 하는 가정에서 자랐다. 사회문제에 대한 찬반 토론은 격렬한 논쟁으로 이어지곤 했다. 그러나 학교에 다니면서 나는 과학 과목들에 매료되었다. 정치학은 막연하고 주관적이며 명료하지 않았지만, 과학은 분석적이고 체계적이며 객관적이었기 때문이다. 정치적 논란은 끝도 없이 계속 되어왔지만 그동안 과학은 진보하였다. 하지만 1학년 때 수강한 경제학 원론은 나에게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다. 20년 동안의 학창시절을 통해 내가 가장 재미있게 들었던 과목은 학부 1학년 때 수강한 두 학기짜리 '경제학 원론'이었다. 이 강의가 내 인생을 바꿔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제학은 정치학과 과학의 장점을 결합한 학문이다. 경제학이 다루는 주제는 사회다. 경제학은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삶을 영위하고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다룬다. 그러나 경제학은 과학의 냉정함을 가지고 주제에 접근한다. 정치학적 문제를 과학적 방법을 적용하여 접근함으로써 경제학은 모든 사회가 직면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풀어내는 길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경제학은 약간의 지식만으로도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는 학문이다.(물리학이나 일본어 공부는 그렇지 않다.) 경제학자들은 세상을 바라보는 독특한 시각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시각은 한 학기나 두 학기 내에 거의 배울 수 있다. 나는 모든 사람들이 경제학의 기본개념을 공부해야 한다고 확신하는 사람이다. 일반 교육의 목표 중 한 가지는 사람들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더 잘 이해하게 함으로써 보다 훌륭한 시민이 되도록 하는데 있다. 경제학은 다른 어느 학문보다 이러한 목표를 잘 수행한다."

 

맨큐가 말하는 경제학은 어떤가? 그는 경제학은 배울 만하고 또 배워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케인즈와 맨큐에 따르면 '경제학은 충분히 쉽게 배울 만한, 또 필요한 학문' 이다. 경제학을 배웠다고 해서 대가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경제학을 모르면 세상을 이해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