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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야기

미국 역대 최고 부자인 록펠러보다 부유한(?) 우리

American Heritage라는 잡지의 1998년 10월호에 미국 역대 부자 명단이 실렸다. 1위는 1839년부터 1937년까지 살았던 석유 재벌 록펠러(John D. Rockefeller)였다.

 

 

이 분이 록펠러다. 그는 미국 최대 석유회사였던 스탠다드 오일 컴퍼니(엑슨 모빌의 전신)의 창업주로 미국 내 정유소 95%를 지배했었다. 그의 회사인 스탠다드 오일 컴퍼니는 셔먼독점금지(Sherman AntiTrust Act)의 사례로 경제학 교과서에 등장할 정도다. 어쨋든 이 잡지가 행한 계산에 따르면 록펠러의 재산은 현재 가치로 환산 시 빌 게이츠 재산의 2배가 넘는다고 한다.

 

 

 

재산이 120조가 넘는 빌 게이츠보다도 훨씬 더 부자라니 엄청나지 않은가? 하지만 우리는 빌 게이츠보다 부유하다고 할 순 없어도 록펠러보다는 부유하다고(?) 주장할 수 있다. '시대가 다른' 부분이 그러한 주장을 타당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록펠러는 그 많은 재산에도 오늘날 우리가 당연히 누리는 것들을 누리지 못했다.

 

 

약 100년 전 쯤의 미국 사진이다. 같은 시기 우리나라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미국이지만 자율주행을 논하고 있는 지금과 비교하면 어떤가? 그가 아이폰을 계속 쓸까 삼성의 폴더블폰으로 바꿀까 고민을 할 수 있었을까? 여름에 더위를 피해 에어컨을 틀어놓고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유튜브로 시청할 수 있었을까?

 

만약 누군가 당신에게 록펠러의 재산을 줄테니 지금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 당시로 돌아가라면 그렇게 하겠는가?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미국 최고의 부자라 알려진 록펠러보다 부유하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전형적인 경제 통계에 가려져 있지만, 서로 다른 시점의 화폐금액을 비교하는데 쓰이는 소비자 물가지수(CPI)는 신상품의 도입효과 및 기술진보의 효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서 인플레이션(CPI)을 과대평가한다. 그리고 이 말은 실질 경제성장률(GDP)은 과소평가된다는 말로 바꾸어 쓸 수 있다. 실질 경제성장률(GDP)이 정말 과소평가 되었다면, 인류는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생활수준을 개선한 것이고 이 엄청난 기술진보 덕분에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는 100여 년전 미국 최고의 부자보다 부유하다고(?) 주장할 만하다.

언제나 여러 불만들이 있겠지만, 그래도 현재 우리는 록펠러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을 누리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