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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야기

소유권이 가져온 다른 결과

역사적으로 수많은 동물들이 멸종 위기를 겪어왔다. 유럽인들이 북미 대륙에 처음 이주했을 때, 6,000만 마리 이상이었던 물소가 사냥으로 400마리까지 줄어든 적도 있었고, 일부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상아를 노리는 밀렵꾼들 때문에 코끼리들이 멸종 위기에 처한 적이 있다. 앞서 언급한 물소와 코끼리의 경우 '상업적 가치'가 있기 때문인데, 그렇다고 모든 동물이 그런 운명을 겪진 않는다.

 

소의 경우가 그렇다. 소는 '상업적 가치'가 있지만 소가 멸종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오히려 소고기 수요가 더 커질수록 멸종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더 멀어지는 듯하다. 

 

소고기 수요가 더 커지면 상업적 가치가 커지는 것이고, 사람들이 많이 소비하면 더 없어질텐데 왜 멸종이 되지 않을까? 상아의 시장가치는 코끼리의 생존에 위협이 되지만, 소고기의 시장가치는 소의 생존에 도움이 된다. 왜 그럴까?

 

소는 사유재산이지만 코끼리는 공유자원이기 때문이다. 소는 사유재산인 목장에서 사육되는 사유재산이다. 소의 수요가 많고 상업적 가치가 있기 때문에 목장주들은 소의 숫자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기에 소를 잘 관리한다.

반면 (일반적으로) 코끼리는 주인이 없이 초원을 자유롭게 돌아다닌다. 코끼리의 상아는 소의 고기처럼 상업적 가치가 있기 때문에 밀렵꾼들은 남보다 많이, 빠르게 코끼리를 잡을 유인이 있다. 밀렵꾼들의 숫자는 많기 때문에 각자가 스스로 밀렵을 자제하여 코끼리의 숫자를 적당히 유지할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소와 코끼리의 비교가 아닌, 코끼리만을 가지고 나온 다른 결과를 알아보자. 아프리카의 각 정부는 코끼리의 멸종위기를 서로 다른 두 가지 방법으로 해결하려 했다. 탄자니아, 케냐, 우간다와 같은 나라에서는 코끼리 사냥을 불법화하고 상아의 거래를 금지하였다. 하지만 이 조치는 집행하기가 매우 어려웠기 때문에 이들 나라에서 코끼리의 숫자는 계속 감소하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보츠와나, 나미비아, 말라위, 짐바브웨 등에서는 사냥을 허용하되, 본인 소유 토지에서만 허락하였다. 즉, 코끼리 사냥은 허용하였지만 본인 소유 토지에서만 허락함에 따라 사실상 코끼리를 사유재산화 하였다. 이는 목장주에게 소의 도축(사냥)을 허락하되, 본인 소유 목장(토지)에서만 허락한 것과 다를 바 없다. 실제 그 결과 토지 소유자들은 코끼리들이 자기 소유의 토지에 계속 머물기를 원함에 따라 그 숫자가 증가했다.

 

여기서 우리가 알 수 있는 사실은 무엇일까? 바로 '소유권'의 중요성이다. 이는 멸종 동물에만 국한되는 내용이 아니다. 소유권과 이윤동기를 적절히 활용하면 많은 문제들을 의외로 손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