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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이야기

[SK 바이오팜] IPO열풍과 99년의 향기

금주 SK 바이오팜 청약(6/23~24일)을 앞두고 주식 시장, 특히 제약 및 바이오 시장이 뜨겁다. SK 바이오팜의 기관 청약 경쟁률은 역대 최고였던 2014년 삼성SDS 651:1을 훌쩍 뛰어넘은 836:1을 기록했다. (제일모직 465:1, 삼성바이오로직스 296:1) 현재 성장주 공모에 대한 관심이 1999년을 연상시키는데, 유진투자증권 글로벌매크로팀에서 발간한 보고서를 토대로 그 내용을 알아보려고 한다. SK 바이오팜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과거 IPO 열풍과 그 시기에 관한 내용이다.

 

SK 바이오팜 청약에는 대규모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 1999~2000년 대규모 IPO가 연속되었었고, 보통 이러한 현상은 상승장 막판에 나타난다. 

물론 이제 IPO 붐이 시작되었을 뿐이기 때문에 과거를 참고한다고 하여도 당장 위험이 높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1999~2000년 당시 코스닥 시장 공급 규모는 시가총액의 24.6%였지만 현재는 코스피, 코스닥 모두 시가총액의 1%정도이다. 하지만 과거 대규모 IPO 시 주가 상승에 썩 좋지 않았던 사례가 있다. 2014년 11월과 12월, 삼성SDS와 제일모직이 상장했던 당시 코스피 주가는 주춤했다. 물론 주식시장의 펀더멘탈이 훼손된 것이 아닌, 대규모 IPO와 지수 상승 제한의 시기가 단순히 겹친 것일 수도 있다.

또한 시장 내부적으로도 강세 신호는 기존보다 약해졌다고 봐야하는 측면도 있다. 3월 중순, 시장이 폭락을 멈추고 반등을 했을 때 코로나19의 영향과는 상관없이 모든 종목이 다 상승을 하였다. 그 후 언택트로 분류되는 수혜주들과 제약 및 바이오, 음식료주 등이 상승을 하다가, 5월 중순에는 보험, 에너지, 은행 등의 경기 민감 섹터까지 재차 상승하는 듯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하지만 이 Rotation이 멈추고 시장은 다시 기존의 주도주들에게 집중하기 시작했다. 

위는 건강관리, 소프트웨어 등의 기존 주도주 주가 흐름인데, 오히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굉장히 가파르게 상승을 하였다. 따라서 기존 주도주 중심의 상승이 이어질 수 있어도 그 상승의 기울기는 가파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이 증권사의 시각이다. 

 

또한 일부 과열 조짐이 보인다는 시각까지 추가됐다. 대규모 IPO자체는 주식 시장에 대한 관심과 그 시장 에너지가 강함을 의미하지만, 2가지 측면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물론 IPO에 대한 관심과 과열 조짐은 상승장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며, 이것이 반드시 지수의 하락 또는 조정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단서를 달았다. 

 

하나는 '시장 에너지 분출'로 볼 수 있는 '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 비율'이다. 차트만 보면 코스피가 더 심해보이지만 Y축에 나타나있는 %와 숫자를 함께 보면 된다. 코스피는 1%를 상회하고 코스닥은 4%정도이다. 모두 지난 3~4년 동안 보지 못했던 수준이며, 이것이 투자자들의 관심도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그만큼 변동성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다음은 개인 투자자들의 과열 심리를 나타내는 '신용융자'이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2018년 고점 수준이며, 2018년 당시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된 여름 이후 주가 흐름이 좋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위 차트에서 코스피, 코스닥 모두 '+2 표준편차' 수준이 2018년 고점 근처임을 알 수 있다. 결론만 쉽게 이야기하면 신용융자가 '+2 표준편차'의 수준에서는 과거 주가 흐름이 좋지 않았고, 이는 부채를 이용한 투자를 함에 있어서 개인 투자자들이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했음을 의미한다. 즉, 현재 단순 수치나 수준으로 미래를 평가할 수는 없지만, 작은 악재라도 하나 발생하면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보고서를 요약하면 '현재 한국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IPO 열풍이 불고 있는데, 이는 1999년을 연상시킨다. 그만큼 시장의 에너지가 강하다는 의미이고, 대규모 IPO는 상승국면의 전형적인 현상이지만 일부 과열 조짐 역시 관찰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정도가 될 것 같다. 보고서에서는 단기 변동성 측면에 대한 내용이 많았지만, 다른 측면을 강조해서 보면 지금 상승장이 진행되고 있다는 해석 또한 가능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