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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야기

리쇼어링을 거부하는 중소기업들과 그 이유

중소기업중앙회는 6월 12일부터 22일까지 중국 및 베트남에 현지법인이 있는 중소기업 200개사를 대상으로 팩스, 이메일, 전화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리쇼어링'에 관한 설문조사이고 6월 26일 오늘 홈페이지에 공개하였다. 궁금해서 직접 결과를 확인해보았다. 

 

'리쇼어링(reshoring)'은 해외에 나가있는 자국 기업들을 각종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자국으로 불러들이는 정책을 의미한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은 '오프쇼어링(off-shoring)'인데 싼 인건비나 판매시장을 찾아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실업률이 일시적으로 급증했지만 미국의 경우 국가차원에서 리쇼어링 정책을 펼치고 있다. 먼저 설문조사 결과를 확인해보고 개인적인 의견을 작성해보려고 한다.

 

상세한 내용은 직접 다운받아 보면 될 것 같고, 의미있는 결과만 몇 가지 소개하려 한다. 먼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상황이 지속될 경우, 국내로 생산기지를 U턴할 의향이 있냐는 설문조사에 76%는 '없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더 악화되도 해외에 있겠다는 것이다. 16%는 중국 및 베트남의 현지사정이 악화될 경우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즉, 자발적으로는 92%가 우리나라로 복귀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왜 본국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냐고 묻자 가장 높은 비율로 '국내의 높은 생산비용'을 선택했다. (200개 기업 중 아예 리쇼어링 의향이 없다고 대답한 152개 기업 대상, 복수응답 가능) 대표적인 생산비용은 '인건비'가 있을테고, 최저임금이 급등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일 것이다. 사실 본국을 떠나 해외에 공장을 차리는 경우의 대다수는 현지의 낮은 인건비를 활용하기 위함이기 때문에 이런 추측은 당연하다.

 

200개 기업 전체에게 리쇼어링과 관련하여 정부에게 바라는 것이 있는지 조사한 결과이다. 상위 3개는 '비용' 관련이었고, 그 다음은 '노동 규제 완화'였다. 노조 문제, 해고 문제 등이 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설문조사 및 결과 보고서를 빠르게 훑어보면 그냥 이 내용이 핵심인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지극히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만약 사업을 하고 있다면 인건비가 더 싼 해외로 나가서 절대 복귀하지 않을 것 같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돈의 흐름과 손익계산에 능하다. 아무 유인없이 국내로 들어오라고 하면 어느 누가 들어올까? 보통의 경우 '돈'과 '명예' 측면에서 분석을 할 수 있을텐데 당연히 '돈'의 측면에서는 올 이유가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명예' 측면을 고려해도 올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항상 자본가를 노동자와 대립구도로 만들고, 누군가 돈을 조금 벌었다고 하면 온갖 규제가 시작되는데 당연한 결과 아닌가?

 

시장의 크기가 100인 상황에서 자본가, 기업가, 상위 소득자 등을 규제하면 그들의 부가 자연스레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데 전혀 그럴 일은 없다. 오프쇼어링의 개념처럼 해외로 나가 거기에서 공장을 지으면 그만이다. 아주 간단하지 않은가? 국내에서는 무슨 일이 발생할까? 실업자가 증가하고 정부의 세수는 줄어든다. 자본가 및 지식인들이 떠나면 전체 시장의 크기 자체가 100에서 80, 50으로 줄어든다는 말이다. 이 쪼그라든 시장에서 남은 사람들끼리 치고 박고 해봐야 기존에 차지하던 파이보다 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절대적인 삶의 수준이 더 내려가는 것이다. 

 

대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와 경제 수준이 비슷한 다른 나라들의 법인세보다 우리나라 법인세가 더 높다. 각종 규제, 강성 노조 등의 경영 환경을 감안하면 더 낮춰줘도 모자랄 판에 정치권에서는 지금보다 더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제성장률은 지속 하향해서 바닥을 기고 있는데 최저임금 상승률은 두 자리 수로 급등했다. 이걸 민노총에서는 내년에 더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인세 및 인건비 모두 비용이다. 여기에 정치권은 노동자를 위한답시고 온갖 규제를 한다. 코로나19 훨씬 전부터 왜 실업률이 급증했을까? 애초에 반자본주의, 반기업 정서의 정부가 들어서면 일반인의 삶은 더 힘들어지고 빈부격차는 더 발생한다.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면 지극히 당연한 결과 아닌가? 

 

나는 도넘게 갑질하는 수준 낮은 기업가들을 옹호하는 것도 아니고, 적자를 내고도 엄청난 금액의 연봉을 받아가는 기업가들을 옹호하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오늘 소개한 내용은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 설문 결과이다. 항상 대기업을 비난하며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런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분들도 국내에 복귀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