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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야기

그에겐 너무 쉬운 경제학

지난 포스팅에서 케인즈가 말하는 경제학에 대해 이야기를 했었다. 그 부분을 더 짧게 줄이면 다음과 같다.

 

"경제학은 쉬운 학문이기는 하지만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기는 매우 어려운 학문이다. 경제학의 대가가 되려면 아주 희귀한 재능의 조합(combination)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수학자이면서 동시에 어느 정도 역사학자, 정치가, 철학자여야 한다."

 

케인즈는 '경제학 대가'의 조건으로 희귀한 재능의 조합을 이야기했고, 이는 다방면으로 똑똑해야함을 뜻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사회 현상을 예술적이고, 수학적, 과학적으로 풀어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문장을 보고 바로 떠오른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이 분이다. 어디서 한 번쯤은 들어본 것 같은 '폰 노이만'이다. 경제학도들은 그를 게임이론의 창시자로 알고 있고, 이과 출신들은 그를 다방면의 천재로 알고 있을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그가 현대 경제학 이론을 특징짓는 몇 이론들 중 하나인 게임이론의 창시자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주요 활동분야에 '경제학'은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참고) 그에게 경제학은 그저 취미 정도였을까? 현대 컴퓨터의 모델을 제시하고, 인공생명체의 가능성을 연구하고, 원자폭탄을 만드는데 참여한 폰 노이만. 케인즈가 말한대로 이 정도의 '희귀한 조합'은 되야 경제학 같이 쉬운(?) 학문에서 대가가 되나보다. 폰 노이만의 업적은 널리 알려져 있으니 그와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 몇 가지만 소개하려고 한다.

 

1) 천재 수학자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그는 운전을 잘 하지 못했다고 한다. 교통사고를 낸 후 진술서에 그는 이렇게 적었다. "내가 길을 내려가고 있었다. 오른쪽의 가로수들은 시속 6마일의 규칙적인 속도로 나를 스쳐가고 있었다. 갑자기 그 중 하나가 내 길을 막았다."

 

2) 그는 수와 관련된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기를 좋아했다. 그의 첫 번째 컴퓨터 EDSAC이 완성되고 컴퓨터 성능을 시험하게 되었다. "오른쪽에서 4번째 자리수가 7인 가장 작은 2의 지수는 얼마인가?" 컴퓨터와 폰 노이만은 동시에 문제를 풀기 시작하였고 폰 노이만이 먼저 문제를 풀었다. 

 

3) 하루는 폰 노이만이 질문을 받게 되었다. "현대 수학은 너무나 광범위하여서 누구도 그 아주 작은 일부분 밖에 알지 못한다고 합니다. 폰 노이만 선생님은 수학에 대하여 자신이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폰 노이만은 진지하게 한참을 생각하더니 대답하였다. "28%"

 

한 분야의 최고 권위자가 낼 만한 업적을 폰 노이만은 다양한 분야에서 냈다. 이 정도면 세기의 천재 및 (취미로 경제학에서 업적을 낸) 경제학의 대가라 불릴만 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