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제지는 한솔홀딩스의 제지사업 부문 분할 후 인쇄용지, 산업용지, 특수지의 제조 및 판매를 하는 기업이다. 소폭 줄어든 매출액만 제외하면 2분기 역시 1분기에 이어 호실적을 발표했는데, 어떤 부문이 실적 향상에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보려고 한다.
먼저 인쇄용지의 경우 교과서 등의 서적류 제품에 사용되는 용지를 말한다. 과거 30년 동안 GDP보다 높은 성장율을 구가했으나, 최근 전자 매체의 발달로 성장 속도가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고, 실제 한솔제지의 부문별 매출액, 영업이익 추이를 보면(별도기준), 인쇄용지의 영업이익은 지속 감소하고 있다. (진한 녹색) 한솔제지가 자체 추정한 내수 시장점유율은 2020년 2월 말 기준 약 31%정도이고, 공급과잉에 대응하여 감열지로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 매출액이 늘어나는 기간에도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것을 보면 인쇄용지는 미래에도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특수지의 경우 특수 목적에 사용되는 용지로 다품종 소량생산이 특징이며, 일반용지 대비 고가로 구성되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고급 종이 수요 증가로 인해 특수지 시장의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으며, 성장성이 타 종이부문보다 높다. 특히 특수지 중 감열지(POS지, 라벨지, 각종 티켓 등)에 대한 전 세계적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영수증(POS지), 티켓의 수요는 감소하고 있고, 대신 택배 물량 증가로 인해 라벨지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상쇄되는 부분이 있지만 국내 및 미국, 유럽 등의 경제 재개가 빠르고 활발하게 진행되면 특수지의 하반기 실적 개선을 기대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산업용지는 골판지와 백판지로 나눠지는데, 코로나19로 인한 택배 물량 증가(제과 및 식품 박스 수요 증가)가 한솔제지의 상반기 실적을 견인했다. 한솔제지의 국내 산업용지 시장점유율은 1위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단일공장으로 연간 약 68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최대 백판지 제조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산업용지의 수요가 급증하는 동시에 원재료인 펄프, 고지 가격은 하향 안정화되어 큰 실적 개선을 이끌어 냈다. 여기에 추가 호재까지 겹쳤다.
깨끗한나라, 한창제지, 신풍제지 등 산업용지 경쟁업체 3곳에서 작년부터 올 초까지 공장 가동 중단을 발표하며 백판지 공급 약 40만톤을 감축한 것이다. 이는 산업용지 시장점유율 1위인 한솔제지에게는 큰 호재라 볼 수 있다. 올해는 원재료 가격 안정화에 더해 산업용지(백판지)가 실적을 견인해 영업이익이 대폭 개선될 것 같다. 그럼에도 장점만 있지는 않다.
한솔제지의 매출 비중은 인쇄용지 34%, 산업용지 32%, 특수지 34%이다. 코로나19의 수혜를 받아 산업용지가 실적을 견인한다고 해도 2분기 매출액이 소폭 감소를 했다. 인쇄용지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일시적 감소가 아닌 시대 흐름의 영향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감안을 해야할 것 같다. 또한 높은 부채비율과 회사에 대한 불신, 제지업종 자체에 대한 투자 거부감 등 역시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산업용지(백판지) 국내 시장점유율 4위인 세하의 경우 2분기 호실적을 발표하였는데, 며칠 지켜보니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유상증자 등의 이슈 영향도 있는 것 같다) 한솔제지 역시 코로나19 전으로 회복했을 뿐, 괜찮은 실적 발표 후에도 주가는 횡보를 하고 있다. 올해 예상되는 배당수익률 약 5%, 12MF PER 약 3.5정도로 숫자 자체는 좋아 보이는데, 향후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할지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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