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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이야기

PDR지표의 등장과 주식시장의 역사

 

대세는 PER, PBR이 아닌 PDR지표(?)

테슬라(Tesla)가 일본 도요타(Toyota)를 2위로 밀어내며 세계 자동차업계 시가총액 1위로 올라섰다. 요즘 뜨고 있는 수소차업체 니콜라(Nikola)의 시가총액은 포드(Ford)의 시가총액에 육박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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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초, 주식시장에서의 PDR지표에 대해 소개한 적이 있다. 기존 지표로 설명되지 않는 주가 수준을 설명하기 위해 새로운 지표가 등장한 것인데, 이는 역사적으로 반복됐던 일이다. 최근 DB금융투자에서 발간한 리포트를 참고하여 과거 사례를 작성해보려고 한다.

 

PDR은 'Price to Dream Ratio'로 현재 주가와 꿈의 크기 비율을 의미한다. 현재의 높은 주가를 이익(Earning)으로는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익 대신 꿈의 크기(Dream)인 미래 성장성을 대입한 공식이다. 과거에도 주식 시장이 과열일 때마다 기존 지표로는 설명되지 않는 기업들이 등장했는데, 그 때마다 새로운 지표가 그 주가를 합리화시켰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지표나 개념이 어느 시기에 등장했는지를 나타낸 자료다. 1번은 대공황 직전인 1920년대 말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의 개념이 등장한 시기이고, 3번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유진 파마에 의해 소개된 '효율적 시장가설' 등장 시기이다. 효율적 시장 가설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작성을 할 예정인데, 현재의 주가는 모든 정보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초과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는 이론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유진 파마가 헤지펀드의 고문으로 일을 해 주식 시장에서 초과수익을 내기 어렵다던 본인의 이론을 스스로가 부정하는 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이 글에는 간단하게 2번과 4번의 내용만 작성하려고 한다. 2번은 'Price to Earning Ratio'인 PER이 등장한 시기이다. 이 지표는 워런 버핏의 스승으로 유명한 벤자민 그레이엄에 의해 개발되었는데, 먼 미래가 아닌 가시적인 수익에 기초한 주가의 판단 도구가 필요한 것이 그 등장 배경이었다. 그레이엄은 대공황 직전, 경제학자 어빙 피셔에 의해 제시된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가 해당 시기의 주가 적절성을 언급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현재 또는 1년 후의 EPS(주당 순이익)를 지금의 주가와 비교하는 PER개념을 도입했고, PER은 현재까지도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지표로 자리매김하였다. 

 

4번은 'Price to Sales Ratio'인 PSR지표가 등장한 시기이다. IT버블 당시 이익을 내는 기업은 드물었고 대부분이 적자의 실적을 내고 있었다. 언제 이익이 날지 알 수가 없어서 먼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 개념을 적용하기도 어려웠고, 당연히 가시적인 수익에 기초한 PER개념 적용도 어려웠다. 따라서 매출액은 마이너스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해 PSR지표가 등장했다. 당시에도 높은 PSR은 미래 성장 가능성 때문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는데, IT버블의 끝은 결국 좋지 못했다. 

 

지난 100년간 주식시장의 역사를 보면, 당시 높은 주가 수준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만들어진 지표나 개념이 그 역할을 하지 못했다. 물론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나 'PSR'등의 개념 및 지표는 현재에도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고, 비판적인 사고 위에서 탄생한 PER만이 현재까지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지표다. IT버블 때의 PSR지표 등장 등 과거 사례를 볼 때, 지금의 PDR지표 등장은 분명한 신호가 될 수 있다. 이는 PDR지표와 함께 언급되는 종목들의 주가 수준이 과도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추세가 길게 갈 수도 있겠지만 조심한다고 해서 나쁠 것은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