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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이야기

[쌍용양회] 고배당을 위한 무상감자 사례

9월 1일 쌍용양회는 보통주에 대한 무상감자, 우선주 유상소각 및 상장폐지 추진의 공시를 발표하였다. 그 후 쌍용양회의 주가는 상승을 하고 있고, 쌍용양회 우선주의 주가는 4일 중 3일의 상한가를 기록했다. 보통 주식에서 '감자'라고 하면 투자자 대부분은 부정적으로 생각을 하는데 왜 이들의 주가가 상승했는지 알아보려고 한다. 

 

쌍용양회는 시멘트, 해운, 레미콘, 골재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국내 시멘트 시장에서 매년 평균 20%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국내 대표 시멘트 업체다. 몇 년 동안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정체 혹은 소폭 감소 중인데 당기순이익은 그보다 훨씬 큰 폭으로 감소 중이다. 그 이유는 쌍용양회가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알려진 것과 관련이 있다. 

2017년을 보면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금보다 순이익이 훨씬 많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2018년과 2019년, 벌어들인 순이익보다 지급한 배당금이 더 많았고 올해 역시 그렇게 예상되고 있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이다. 예를 들어 순이익이 100억 원, 지급한 배당금이 20억 원이면 배당성향은 20%가 된다. 2017년 약 35%였던 배당성향이 2018년과 2019년에는 약 128%, 162%로 급증을 했고, 배당성향이 100%가 넘는 것을 통해 그 해 지급된 배당금이 그 해 순이익보다 높았음을 알 수 있다. 노란 부분은 올해 예상치이므로 올해 역시 약 150%정도의 배당성향을 기대하고 있다. 

 

'무상감자'의 정의는 '주식을 보유한 사람이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한 채, 감자 비율만큼 주식수를 잃게 되는 것'이다. 자본감소의 방법 가운데 하나로, 누적 결손금이 커질 경우 자본금 규모를 줄여서 회계상 손실을 털어내는 방법으로 이용한다.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무상감자의 경우 대주주들의 부실경영 이후 뒤따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무상감자 이후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 쌍용양회의 경우도 공시가 발표되자마자 주가가 하락을 하다가 상승마감을 했는데, 그 이유는 보통의 투자자가 생각하는 무상감자의 경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공시에는 '액면자본금의 150%를 초과하는 법정준비금을 주주총회의 결의에 따라 감액하여 배당가능이익으로 전환, 배당재원으로 활용' 이라는 내용이 있다. 즉, 결론은 '자본금 감소 후 배당'으로 요약할 수 있다. 상법에 의하면 자본금의 150%를 초과하는 준비금에 대해서만 배당이 가능하다고 한다. 즉, 자본금이 10억 원, 준비금이 20억 원이면 자본금의 150%는 15억 원이므로 이를 초과하는 5억원에 대해서만 배당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배당주로 유명한 쌍용양회는 지난 2년 간 벌어들인 이익보다 지급한 배당금이 더 많았다. 이것이 계속 유지되기 위해서는 돈을 더욱 많이 벌어들여서 준비금을 늘리면 된다. 하지만 처음 언급했듯 현재는 매출이 정체 상태다. 따라서 준비금을 늘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자본금 감소를 선택한 것이다. 10:1 비율로 감자를 발표했기 때문에 예시로 든 자본금 10억 원이 1억 원이 된다. 그렇다면 자본금 1억 원의 150%는 1.5억 원, 준비금은 변함없이 20억 원이기 때문에 18.5억 원을 배당할 수 있게 된다. 지속적인 고배당을 위해 준비금을 늘리든가 자본금을 감소시켜야 했는데 쌍용양회는 후자를 선택한 것이다. 

 

쌍용양회의 매출은 건설 경기 영향으로 현재 정체되어 있지만 감자가 필요할 정도로 재무가 불량하지 않다. 올해 배당수익률이 현재가 기준 7%정도 예상되는데, 고배당이라 주주분들은 좋아할 수 있겠지만 지속적으로 이익을 넘어서는 배당을 하는 것이 맞나 의문이 든다. 아마 최대주주인 사모펀드의 자금 회수 때문인 듯한데,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지켜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