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통상은 피혁을 가공하고 판매하는 기업이다. '피혁'이란 동물의 피부를 벗겨낸 가죽을 가공한 소재인데, 20세기 이후 등장한 인공 가죽(합성 가죽, 인조 가죽)을 포함해 지칭한다. 삼양통상은 인공 가죽이 아닌 천연 가죽을 수입가공하여 피혁원단을 생산하고 있다. 피혁산업은 섬유, 신발, 가구, 레져스포츠 등과 상호 연계성이 있는데, 구조적 불황으로 인해 채산성이 악화되어 이 분야의 현재 상황은 어렵다. 삼양통상은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자동차 시트, 가구용 가죽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개발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는데, 최근 VIP자산운용에서 삼양통상을 소개한 내용을 참고해 직접 사업보고서와 자료를 찾아 간단하게 투자포인트를 정리하려고 한다. 참고로 위 삼양통상의 그래프를 보면 2015년 연속 하한가를 맞으며 급락한 것을 알 수 있다. 당시 삼양통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슈퍼개미 박영옥씨가 검찰과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았다는 루머(!)가 돌며 지분 공시 종목 대부분이 급락을 했는데, 최근에도 인터뷰를 통해 당시 조사 루머는 말 그대로 루머였음을 밝혔다.
삼양통상이 영위하는 사업은 가죽부문과 임대부문이 있는데 매출의 99%가 가죽부문에서 나오기 때문에 이 부분만 보면 된다. 가죽을 기준으로 국내 판매 약 83%, 해외 판매 약 16%의 비율로 매출이 발생하며, 해외의 경우 신발생산 신흥공업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 및 동남아 국가를 상대로 시장개척을 하고 있다. 매출에서는 가죽, 그리고 국내를 위주로 보면 될 것 같고, 경쟁이 치열해 상황이 어려운 신발, 레져 스포츠 등이 아닌 자동차 시트를 중점적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삼양통상은 항상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고 있다. 이들이 영위하는 사업과 매출 비중을 감안한다면, 천연가죽이 많이 쓰이는 자동차 시트를 통해 이와 같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렇다.
원재료인 원피는 해외에서 전량 수입해오는데(원재료 비중 50% 이상), 과거부터 최근까지 원피 가격은 하락 추세에 있다. 세계적으로 육류 소비가 증가해 그에 따라 도축이 늘며 원피 공급이 증가했는데, 동물보호 이슈, 인공가죽의 성능 개선 등으로 수요는 감소했다. (표 출처-아이투자 기사) 기업의 실적 기본 공식인 [P*Q-C]에서 C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니 이익률이 좋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Q까지 증가할 요인이 생겼다. 삼양통상의 자동차 시트 주 고객사는 현대차와 기아차다. 현대차와 기아차에서 만드는 자동차 모델에 따라 자동차 시트 공급 업체 역시 다를 수 밖에 없는데, 일반적으로 고급차, 대형차에 천연 가죽이 더 사용될 수 밖에 없다. 제네시스, 카니발 등에 삼양통상이 납품하는 천연 가죽이 사용되는데 현재의 상황은 이렇다.
며칠 전 기사를 보면 기아차의 카니발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지금 주문하면 내년에나 받을 수 있을만큼 기아차 사상 최대 수요가 몰려, 한 달도 되지 않아 계약이 4만대가 이뤄졌다고 한다. 제네시스의 인기 역시 상당하다. 시장조사업체인 '컨슈머인사이트'의 신차 구매의향 조사에 따르면 벤츠, BMW 등의 수입차 대신 고급화된 국산차를 타겠다는 비율이 과거보다 더 높아졌다. 특히 과거에는 외제차의 유지비 및 낮은 중고차 가격 등이 국산차를 이용한 이유였다면, 최근 조사에서는 고급스러운 이미지, 브랜드 평판 등의 이유로 국산차를 선호한다고 한다. 결국 카니발, 제네시스 등이 큰 인기를 끈다면, 자연스럽게 삼양통상의 Q 역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삼양통상이 납품하는 자동차 시트의 경우 자동차가 만들어지기 1년 전에 납품 단가가 결정된다고 한다. 그리고 생산시점부터 5년간 연 3%정도만 납품단가를 인하한다고 한다. (VIP자산운용 해설 참고) 따라서 납품업체로서 CR(Cost Reduction)이 발생한다고 해도 그 정도가 크지 않기 때문에 납품 가격인 P역시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락 추세인 비용(C)과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수량(Q)에 더해 안정적인 납품 가격(P)까지 고려했을 때, 올해 삼양통상의 실적은 선방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추정치는 없지만 상반기 기준 작년보다 매출액, 영업이익이 늘어난 점(순이익은 비슷), 하반기로 갈수록 제네시스와 카니발 모멘텀이 있는 점 등을 보았을 때 최소한 작년보다 실적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작년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잡아도 500억, 450억 정도, 현재 시가총액은 약 1,800억이니(주가 60,000원 기준) 올해 실적 대비 PER은 4배 수준이다. 물론 미래에 천연 가죽이 대체될 수 있는 점, 제네시스의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할 수 있는 점 등의 리스크도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도 감안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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