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언론사의 카카오 뱅크 기사 제목을 그대로 사용해봤다. 기사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해 카카오 뱅크가 어떤 배신을 했는지 확인해보자.
카카오 뱅크의 신용대출 중 고신용등급(1~4등급) 비중은 2017년 87.95%에서 2020년 6월말 93.59%로 5.64%p 높아졌다. 같은 기간 중신용자등급(5~6등급) 비중은 10.27%에서 5.54%로, 저신용자등급(7등급 이하) 비중은 1.78%에서 0.87%로 낮아졌다. 인터넷전문은행법 1조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은 금융혁신과 금융소비자의 편익을 증진해야 한다. 하지만 신 파일러(금융거래 실적이 없는 사람)와 서민들을 위한 포용적 혁신이 없기 때문에, 카카오 뱅크가 금융당국을 '배신'했다는 것이다.
이런 황당한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인터넷은행답게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을 필요 없이 비대면으로 대출 절차를 간편화한 것 자체가 혁신아닌가? 추가한다면 비용이 절감되기에 중,저신용자 대출 금리를 시중은행보다 더 낮게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무슨 신용이 높은 분들의 대출 비중이 더 높아졌다고 이걸 배신이라고 해야 할 정도인가? 저신용등급 비중을 높이고 충당금까지 많이 쌓으라는 뜻인가?
기본적으로 대출을 받으려면 담보나 신용이 있어야 한다. 저소득이어도 담보가 있을 수 있고, 고소득이지만 담보가 없을 수 있다. 전자의 경우는 담보대출을 받으면 되고, 후자는 신용대출을 받으면 된다. 그리고 어떤 방법이든 대출을 해주는 입장에서는 돈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까지 감안해 금리를 정한다.
얼마 전에는 법정 최고금리를 24%에서 20%로 인하하더니, 오는 30일부터는 고액의 신용대출까지 금지시킨다고 한다. 따라서 은행권에서는 규제일보다 앞서 오늘부터 자체로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법정 최고금리를 인하시키는 것이든, 고액 신용대출을 규제하는 것이든 각각 찬성과 반대의 논리가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사다리가 끊기며 기회의 문이 과거보다 더 좁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물려받을 게 없지만 상대적으로 고액의 연봉을 받는 2030의 경우가 여기에 해당할 것 같다. 고소득자의 신용 대출은 은행 입장에서도 우량 고객에게 행해지는 것인데 참 황당한 정책이다.
어쨌든 지난달 말 기준, 시중은행들의 신용대출 증가세가 주춤하는 동안 카카오 뱅크의 대출 증가세는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지난달 말 신용대출 잔액은 15조원으로 전월(14조 7,000억 원) 대비 3,000억 원 증가한 것인데, 7월 증가폭은 2,000억 원, 8월 증가폭은 4,000억 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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