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시장의 가격이 결정되는 것을 분석할 때 수요곡선과 비용곡선만 언급하고 공급곡선은 사용하지 않는다. 통상 (경쟁)시장을 분석할 때 수요와 공급을 가장 많이 언급한다. 부동산 시장이나 주식 시장 모두 마찬가지다. 위 그래프에서 공급곡선(S)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수요곡선(AR=D)만 존재한다. 왜 공급곡선은 없을까?
독점기업 역시 얼만큼 공급할지 정하는 것은 똑같다. 하지만 이것은 공급곡선 자체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공급곡선이라는 것은 '주어진 가격'에 대해 기업이 얼만큼의 수량을 공급할지 나타내는 것이다. 이 '주어진 가격'이라는 것은 완전경쟁시장에서 언급한(관련 포스팅) 가격 수용자를 뜻한다. 즉, 완전경쟁시장에서의 공급자는 주어진 가격을 보고 공급을 결정하기 때문에 공급곡선이 필요하다.
하지만 독점기업은 가격 수용자가 아닌 가격 설정자이다. 가격 설정자인 독점기업에게 주어진 특정 가격에서 얼만큼 생산할 것인지 묻는 것은 의미가 없다. 독점기업은 가격과 수량 모두를 수요곡선을 통해 결정하기 때문이다. (알 필요는 없지만 간단하게) 한계 수입(Marginal Revenue, MR)은 수요곡선(D=AR)을 통해 구할 수 있다. 독점기업은 자신이 얻을 수 있는 한계 수입(MR)과 들어가는 비용인 한계 비용(Marginal Cost, MC)이 일치하는 지점에서 생산량을 결정한다. 위 그래프 상에서는 Qs이다. 그리고 그 생산량에서 직선으로 올려 수요곡선(D=AR)과 만나는 지점인 Ps에서 가격을 정한다. 분석을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지점이 독점기업의 생산량이고 가격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말하고자 하는 것은 완전경쟁시장과는 다르게 (완전경쟁시장에서는 공급량은 수요곡선과 독립적으로 결정됨) 독점시장에서는 수요곡선에서 한계수입곡선이 도출되고 이를 통해 독점기업의 이윤극대화 생산량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여기 어디에도 공급곡선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 물론 이 역시도 현실에서 무조건 성립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한국전력 같이 국가에서 허용해주는 독점기업의 경우 이윤극대화 생산량을 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전력의 경우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기 요금 개편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 개편안 역시 일반적인 독점기업의 이윤극대화 생산량을 토대로 한 것이 아닌, 상한선이 있는 '연료비 연동제' 등이 언급되고 있다. 이윤만을 극대화하기 위해 위 그래프처럼 진행한다면 전기를 공급받지 못한 가정들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해관계가 다른 투자자들과 상장된 독점 기업의 이윤을 제한하는 정부 사이의 갈등은 또 다른 문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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