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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이야기

러킨 커피(루이싱 커피)의 분식회계

2일에 나온 CNBC보도에 따르면 러킨 커피(루이싱 커피)가 허위 매출을 가공했다고 한다. 내부 조사 후 최고운영 책임자(COO)인 리우지안이 2019년 약 22억 위안(약 3,800억)의 허위 매출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조사 결과 이 COO와 다른 직원들이 매출 조작 뿐 아니라 다른 위법 행위에 연루된 것으로 발표했다. 그러면서 작년 9월 30일 마감된 9개월 간의 재무제표와 매출을 믿지 말라고 권고했다. 아직 내부 조사는 예비 단계에 있으며, 가공된 매출의 추정치는 확정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감사인의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중국판 스타벅스'라 불리던 러킨 커피(루이싱 커피)는 작년(2019년) 5월 17일 나스닥(NASDAQ)시장에 상장하였다. 상장 당시 이미 중국에서 2,37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었고, 그 해 2,500개의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었다. 2018년 기준 중국인들은 약 87억잔의 커피를 마셨고 5년 후인 2023년의 추정치는 약 155억잔이었다. 이를 중국 인구로 나눈다면 한해 1인당 평균 11잔 정도를 마시는 것이다. 이러한 성장세 덕분에 IPO(Initial Public Offering, 기업이 최초로 외부투자자에게 주식을 공개 매도하는 것=상장 하는 것) 당시 $15~$17 수준으로 공모가 밴드가 설정되었고, 기관 투자자들의 반응이 좋아서 희망 공모가 밴드의 상단인 주당 $17로 공모가가 결정되었었다. 

 

결과론적이긴 하지만 상장 전인 2018년 실적부터 약간 이상했다. 2018년 하반기까지 한달에 거의 160억씩 적자를 기록했다. 러킨 커피 측은 초기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인한 적자는 불가피한 것이라고 설명을 했지만 이미 업계에서는 너무 그 규모가 큰 것 아닌가하는 의심의 눈길을 보냈었다. 스타벅스를 능가하기 위해서라는 이유가 있지만, 스타벅스보다 커피값이 20%정도 싼데 5잔을 주문하면 5잔을 공짜로 주기까지 했다. 여기에 더해, 주문부터 결제까지 스마트폰으로 진행되며 매장을 기준으로 1.5킬로미터까지는 배달도 해준다. 이 러킨 커피를 창업한 사람은 차량호출 서비스업체 창립 멤버로서 IT업계 출신답게 러킨 커피는 전통적인 커피 체인점이 아닌, 기술 혁신에 바탕을 둔 IT 기업이라고 주장했다. 

 

스타벅스와 비교해보면 어떤가? 물론 우리나라 이야기지만, 스타벅스코리아는 같은 2018년 무차입경영을 하면서 2019년 배당을 실시했고, 올해는 19년 배당 대비 50% 증가한 약 600억을 배당한다. ('스타벅스 배당금 이마트' 검색) 국내에서도 수많은 커피 체인점들이 스타벅스를 잡기위해 노력했지만 실패했다. 물론 중국은 다를 수 있다고 하겠지만 보통의 사람이 보기에 테슬라, 아마존같은 기업도 아닌 커피 체인점이 IT기업과 같은 전략을 쓰는게 맞다고 생각할까?

 

보는 사람에 따라 분식회계가 아니었다면 괜찮은 기업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각자의 의견은 다를 수 있겠지만 결국 본질은 '중국 기업들의 신뢰' 문제다. 러킨 커피는 둘째치고 국내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을 보자. 과거 수많은 종목들이 개인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상장폐지되었고 현재 남아있는 기업들은 이와 같은 신뢰 문제로 인해 주가가 (지표상) 엄청 저평가다. 이는 지표상 저평가라는 뜻이지 진정한 의미의 저평가인지는 생각해봐야 한다. 이 중국기업들이 분식회계는 하지 않았는지, 매출채권을 부풀리진 않았는지 등을 알 수가 없는게 가장 큰 문제이다. 처벌도 힘들다. 국내 상장 중국 기업들과는 다르게, 많이 들어봤을 중국의 유명 커피 체인점이 다른 곳도 아닌 미국 시장에서도 분식회계를 하는데 더 말이 필요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