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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야기

사회의 변화와 기회비용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이란 무언가를 선택할 때 포기한 다른 어떤 것을 의미한다. 세상의 모든 선택에 대가가 있다는 것은 경제학의 가장 중요한 명제이다. 누구나 언제나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올바른 선택을 내리기 힘들다는 것은 경제학의 원리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원리이다. 그렇다면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기회비용을 고려한 우리 선택의 변화를 2가지 예시로 알아보도록 하자. 

 

1. 누구나 알고 있는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마크 저커버그 이 3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천재 소리를 들을만큼 매우 영리하다는 것이다. 물론 또 다른 공통점은 대학 졸업을 하지 않은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들에게 학위를 취득하는 암묵적 비용이 너무 높을 것이라는 각자의 합리적 판단 때문일 것이다. 국내에서는 서태지가 대표적이다. 그 뒤를 따라 일부 연예인들이 대학 진학 자체를 포기하고 자신의 분야에서 실력과 경력을 쌓기 위해 노력중이다.

 

이들의 판단은 스스로 계산한 기회비용이 있겠지만, 사회 역시 변화하면서 그들의 선택에 힘을 실어주었다. 사업가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학보다는 남들과 다른 뛰어난 아이디어, 대학보다는 자신의 분야에서 실력으로 인정받는 연예인, 운동 선수들 등 사회가 일률적인 시스템하에서 양성된 사람들과는 다른, 실력으로만 성공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뀌어 가면서 사람들의 선택 역시 바뀌어 가고 있다. 최근들어 그 변화는 더욱 빠르다. 유튜브, 온라인 쇼핑몰 등 학벌이 전혀 필요없는 고소득 직업군들이 나오면서 학위를 취득하는 암묵적 비용이 과거보다도 훨씬 더 높아졌다. 물론 그러한 노력과 능력이 없다면 무난하게 학위를 취득하는 것도 어떠한 사람에게는 최선의 선택일 수도 있다.

 

2. 20세기의 가장 괄목할만한 사회적 변화 중 하나는 여성들의 직업이 변화했다는 것이다. 1900년대에는 기혼여성의 6%만이 사회에서 일을 했다. 하지만 21세기 초에는 60%의 여성이 일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 그 수치는 더 높다. 

 

무엇이 이러한 변화를 가능하게 했을까? 여성인권운동과 민주주의의 확산, 업무가 요구하는 능력에서의 여성들의 지적 능력 향상, 여성들의 일에 대한 태도 변화 등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전제품의 발명, 특히 세탁기의 발명이 여성의 사회진출 증가의 중요한 원동력이 되었다. 

 

가전제품이 없었을 때에는 가사 일이 8시간 동안 근무하는 일반적인 직업보다 더욱 고된 일이었다. 1945년 정부 소속 연구자들은 농부의 아내가 매주 손으로 빨래하는 시간을 측정하였다. 여성은 4시간 동안 빨래를 하고, 4시간 반 동안 다림질을 하였으며, 빨래도 집에서 1마일 떨어진 곳까지 가야만 할 수 있었다. 세탁기를 포함한 가전제품의 발명으로 이제는 같은 양의 빨래를 41분, 다림질은 1시간 45분, 걸어야 하는 거리는 90%이상 감소하였다.

 

즉, 가전제품이 등장하기 전에는 집 밖에서 일하는 것의 기회비용이 매우 높았기 때문에 여성이 심각한 금전적 문제에 부딪히지 않는 한 일을 하지 않은 것이다. 

 

우리의 기회비용과 선택 역시 사회가 변화해감에 따라 변한다. 우리가 적은 비용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기술이 진보하면서 큰 비용으로 변할 수 있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