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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야기

비공식적인 경기변동 지표들

최근 코로나 사태로 인해 수혜를 보는 업종 및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식료품 사재기로 인한 관련 업체들, 자가격리, 외출자제로 인한 택배회사 및 골판지 업체들, 온라인 개강 및 재택근무로 인한 PC쇼핑몰 및 반도체 업체들 등 코로나 사태로 인해 소비 패턴이 변하고 있다. 물론 이것이 코로나로 인한 일시적인 변화일지 장기적인 흐름일지는 각자 의견이 다를 수 있다. 그렇다면 일반적으로는 경기가 변할 때 어떠한 현상들이 일어날까? 경기변동에 따른 사람들의 소비패턴을 분석하고 일부는 추후 참고할만한 투자 포인트로 생각해두면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냥 흥미로 읽어도 좋을 내용들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입는 옷의 색은 경기에 따라 달라진다는 말이 있다. 경기가 좋을 때는 밝은색을 자주 입지만, 경기가 나쁠 때는 어둡고 칙칙한 색의 옷이 주류를 이룬다는 것이다. 또한 불황이 심해지면 점을 치러 가는 사람들이 부쩍는다고 한다. 길거리에 버리는 담배꽁초의 길이도 불황기에는 더욱 더 짧아진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불황기의 특징 중 흥미로운 것은 사람들이 마시는 술이 위스키나 맥주 등에서 값이 조금 더 싼 소주 쪽으로 바뀌는 것이다. 구매력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에 자연스레 값싼 술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실제 불황기에 전반적인 술 소비가 줄어드는 가운데 소주만은 예전보다 더 많이 팔렸던 것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불황기에 소주 소비가 증가하는 것은 라면의 소비가 증가하는 것과 유사하다. 1997년 말 외환위기 때 유독 라면산업만 호황을 누린 것이 그 예이다. 지금은 실물 경기가 침체인 상태지만 라면 매출의 증가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일부 사재기 및 해외에서의 수요 증가로 인한 수출 증가가 주원인이기 때문에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라는 속담이 떠오른다. 

 

불황이 사람들의 입맛까지 바꾼다는 주장도 있다. 경제가 어려웠던 2004년 10월에 나온 신문을 보면 매운맛 음식들이 엄청 팔리고 있다는 기사를 읽을 수 있다. 불황기에 삶에 지친 사람들이 매운맛 음식을 찾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문가에 따르면 고추의 캡사이신 성분이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에 우울하거나 기운이 없을 때 매운맛 음식이 도움된다고 한다. 불닭볶음면의 삼양식품을 관심 가져야하나?

 

불황에는 사탕과 초콜릿 같은 단 음식의 판매량도 늘어난다. 이 역시 매운 음식을 찾는 이유와 비슷하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경기침체가 심했던 2003년 초 초콜릿 매출은 전년 대비 14%상승하였고, 사탕의 매출은 40%상승하였다. 

 

병원의 경우에도 경기 상황에 영향을 받는다. 스트레스로 인한 소화불량이나 근육통 등으로 내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내과의 경우는 크게 불황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오히려 신경정신과 같은 경우는 경제적 문제 등으로 정신 상담을 받으러 오는 사람들이 늘어나 평소보다 더 붐빈다고 한다. 반대로 치과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매우 드물어진다고 한다.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은 성형외과이다. 의료 목적이 아닌 단순 미용 목적이라면 호황과 불황에 따라 손님 차이가 크게 날 것은 당연해 보인다. 

 

공식적인 통계자료만 가지고 현재 경기를 판단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따라서 위와 같은 비공식적인 현상들을 경기변동의 한 지표로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