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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이야기

코로나 사태, 은행에 대한 미국과 한국의 대응 차이

지난 포스팅에서 JP Morgan(JPM, JP 모간)과 Wells Fargo(WFC, 웰스 파고)의 1분기 어닝쇼크에 대한 포스팅을 하였다. 여기에 Bank of America(BAC, 뱅크 오브 아메리카)까지 순이익이 전년 대비 약 45% 감소하였다고 한다. 모두 대규모 추가 충당금(Reserve build) 적립으로 인한 실적의 급감인데, 키움증권에서 은행주에 대한 미국과 한국의 대응 차이 관련 리포트를 발간하였다. 한 애널리스트의 의견이기에 공부 겸 요약해보려고 한다.

 

미국의 대형은행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위기에 대비해 충당금을 적극적으로 적립하였다. 그 결과 대출자산 대비 충당금 적립률은 국내 은행 평균의 3배가 넘는다. 대신 충당금 적립으로 자본비율은 하락했는데, 보통주 자본비율 기준으로 JPM은 전 분기 대비 0.9%p 하락한 11.5%, BAC는 전 분기 대비 0.4%p 하락한 10.8%, WFC는 전 분기 대비 0.4%p 하락한 10.7%를 기록하였다. 충당금을 적극적으로 적립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은행 업종 주가는 변동성이 큰데, 이는 충당금만으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그렇다면 미국 정부와 한국 정부는 은행에 대해 어떤 대응 차이를 보이고 있을까?

 

 

미국 정부는 은행 시스템이 무너지지 않도록 재정을 직접 투입해 피해가 큰 대기업, 중소기업, 가계에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 다만 효율적 배분을 위해서 차주의 신용도에 맞게 은행이 정한 금리로 대출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은행은 이 과정에서 충분한 수수료를 챙길 수 있도록 하였다. 

 

한국 정부는 미국 등 선진국과는 다른 방향을 선택하였다. 재정 투입을 최소화하고 일부 국책은행과 민간은행의 자금과 신용기능을 이용하였다.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과 민간은행이 기업을 위해 최대 58.3조원을 지원하도록 하였다. 금융시장 안정 유지를 위해 채권 안정펀드, 증시 안정펀드 등 41.8조원을 마련하였으며 상당 금액을 은행이 투입하도록 하였다. 또한 미국 정부와 달리 자금의 배분, 방법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 은행에게 자영업, 중소기업 대출에 대해 6개월간 원리금 상환을 유예하도록 하였고, 신용대출에 대해서도 최대 1년간 원금 상환을 유예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위기 극복을 위해 투입된 자금에 대한 손실 책임을 은행에 부여하였다. 즉, 원리금 상환 유예, 외부 시스템 사용에 따른 대손비용을 은행이 부담하도록 하였다. 

 

위 대응 방식의 차이에 대해 각자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애널리스트의 의견은 원리금 상환 유예를 통해 위험을 뒤로 미루는 것은 연체율을 낮춤으로써 일시적으로는 은행 실적에 긍정적일 수 있으나,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적지 않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사람들은 은행의 위험을 왜 정부가 도와주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한쪽면만 보는 것이다. 그런 극단적인 논리라면 은행 역시 대출에 대한 원리금 상환 유예 없이 칼같이 원칙을 지키는 수 밖에 없다. 이에 관해 정부가 원리금 상환도 유예하도록 하고, 각종 대손비용 등을 은행이 부담하도록 방향을 잡았으면 미국처럼 재정 투입 역시 적극적으로 해야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총체적 난국이라고 생각한다. 객관적으로 코로나 사태 전부터 최저임금 급등으로 인해 영세 자영업자들과 중소기업들은 휘청이고 있었다. 코로나 사태는 기름을 부었을 뿐이고 이것이 해결된 후에 이들이 살아날 수 있을지 생각해보면 회의적이다. 코로나 사태 전후의 경제 상황, 선진국 은행들의 충당금 적립률 등을 감안하면 국내 은행들도 충당금 적립 규모를 늘려야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