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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이야기

미래를 준비하는 건설사들

한화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에서 건설업의 미래에 관한 리포트를 냈다. 한쪽은 코로나19로 인해 건설업이 당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하였고, 한 쪽은 코로나19의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모두 미래를 위한 변화중인 건설사들에 대해 언급을 하였고 포스팅은 이 부분에 대해 작성해보려고 한다. 

 

건설업은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산업이다. 발주처의 요구사항에 맞춰 건축사(Architect)가 설계하고 건설사(Contractor)가 각종 자재를 구매 후 조달해 시공한다. 플랜트 EPC의 경우 기자재 구매, 조달(Procurement) 비중이 높은 편이나 건축, 토목 공사는 여전히 현장에서의 시공 비중이 훨씬 높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현재 현장 작업이 멈춰있느냐는 사실 크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른 산업 대부분이 그러하고 언젠가 바이러스가 사라지면 정상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핵심은 코로나19 사태가 없었어도 건설사들은 미래 먹거리에 대해 항상 고민해왔다는 것이다.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숙련 인력의 부족문제는 건설업계의 오랜 화두였다. 지난 수년 간 주택 호황기를 거치면서 주머니가 두둑해진 건설사들은 최근 미래를 위한 투자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토지 매입 등 전통적으로 해오던 일감에 대한 투자도 있지만, 공사기간 단축, 투입 인력 축소 등 생산성 향상을 위한 미래의 투자도 있다. 그렇다면 현재 대형 건설사들에서 미래를 위해 어떠한 준비를 하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1. GS건설-모듈러 주택

GS건설은 지난 1월, 국내 건설사 최초로 미국과 폴란드, 영국 3개의 선진 모듈러 업체 인수 계획을 밝혔다. 이들의 매출 규모는 총 4,000억 수준으로 파악된다. 모듈러 주택은 레고 블록처럼 구조물을 쌓아 올리는 조립 공법으로, 자재와 부품을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으로 운반한 후 그대로 조립해 짓는 주택을 말한다. 이미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모듈러 주택이 인기를 끌고 있다. 공간에 낭비가 없는 최적화된 설계를 기반으로 대량 공장 제작을 통해 원가를 낮출 뿐 아니라 공사기간도 기존 공법 대비 50%이상 단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2. 현대건설-산업용 로봇

현대건설은 2020년부터 다관절 산업용 로봇을 국내 건설 현장에 시범 적용할 예정이다. 기존 산업용 로봇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 수행만 가능했지만, 건설 숙련공의 업무 패턴을 프로그래밍화해 다관절 로봇의 움직임을 자동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적용하게 되면 사람이 직접 손을 사용해 작업하는 것처럼 정밀한 작업이 가능해진다. 올해부터 드릴링, 페인트칠 등 단일 작업 현장에 산업용 로봇을 투입할 계획이며, 향후 용접, 자재정리 등 더욱 정밀한 작업이 요구되는 공정까지 확대해 2026년까지 건설 현장 작업의 약 20%를 로봇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이 경우 인력 투입 감소 및 24시간 작업을 통해 공사기간 단축 및 비용 절감의 효과가 나타나고 건설 노동자들의 작업환경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3. 대우건설-드론 시스템

대우건설은 지난 3월 드론 제조 및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기업인 아스트로엑스(AstroX)에 지분 30%를 투자했다고 발표하였다. 아스트로엑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포츠 레이싱 드론 제조사로, 13개국에 딜러사 보유로 해외 판로까지 확보하고 있는 국내외 드론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기업이다. 이번 투자를 통해 산업용, 군사용 드론을 고도화하고, 대우건설 관제시스템을 접목한 패키지 상품을 만들어 통합관리 플랫폼 시장을 선점해나가기로 계획하였다. 현재 드론관제시스템을 9곳의 국내현장, 2곳의 해외현장에 시범적용 중이며, 2020년까지 전 현장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한국 건설사들은 수십 년간 해외건설 현장에서 유가의 상승,하락 사이클에 따라 고군분투하였다. 한국 건설사들의 엔지니어링 역량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중동, 남미, 아프리카 오지에서 예기치 못한 사건, 사고를 많이 겪어왔다. 현재 국내에서는 여러 규제를 받는 와중에 코로나19라는 악재가 추가됐다. 물론 현재 건설사들의 투자 및 미래의 준비는 코로나19가 촉발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먼 미래를 위한 변화가 더욱 빨라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