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D엔진] 카타르 LNG프로젝트의 수혜주가 될까?

작년부터 카타르의 LNG운반선 발주에 대한 관심이 쏠렸었다. 세계 최대 LNG생산국인 카타르는 LNG연간 생산량을 기존 7천 700만t에서 2027년까지 1억2천600만t으로 확대하기로 하고 증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LNG증산은 대규모 운반선 발주를 의미한다. 카타르의 LNG프로젝트는 세계 최대 규모이며 최근 유가의 급락으로 인해 사업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카타르는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발표하였다.

 

카타르 국영석유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QP)은 중국 국영 조선그룹 중국선박공업(CSSC)의 후동중화조선과 LNG선 슬롯(도크) 예약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하였다. 이 '슬롯 예약'은 정식 발주 전에 건조공간을 확보하는 절차로 이후 카타르 정부가 선사와 용선계약을 한 뒤 선사가 조선사에 발주를 넣게 된다. 즉, 후동중화조선이 건조를 맡게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계약에서 후동중화조선은 카타르 정부로부터 총 16척의 LNG선 건조 계약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8척 건조+8척 옵션'의 형태로 선박의 인도 시기는 2024년과 2025년이다. 중국이 카타르 정부에 제시한 LNG선 한 척의 건조 비용이 1억 8,000만달러이기에 계약한 16척을 모두 건조할 경우 최소 28억 8,000만달러의 일감을 확보하게 되고 이는 약 3조 5,430억원 규모다. 

 

카타르 에너지부장관이자 QP의 최고경영자(CEO)인 사드 빈 셰리다 알 카비는 "이번 초대형 LNG프로젝트는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며 올여름까지 최소 60척에서 최대 120척의 LNG선을 발주할 것"이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카타르의 세계 최대 규모 LNG프로젝트에서 국내 기업들은 수주를 받을 수 없을까? 이 프로젝트에서 LNG선 발주 논의를 진행했던 조선업체는 총 4곳이다. 이미 16척의 수주 계약을 따낸 중국의 후동중화조선과 자랑스런 국내 기업인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그 4곳이다. 

 

조선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떨어지는 중국이 LNG선 수주를 따낸 배경에 중국 정부의 금융 지원과 저가 수주에 따른 가격 경쟁력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중국이 카타르 가스를 사주는 조건으로 계약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까지 있는데 결국 후동중화조선이 기술력 등으로 국내 업체들을 제친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이 후동중화조선의 LNG운반선 연간 생산능력이 5척 수준이어서 추가 수주 여력은 없을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인 생각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조선 3사 연간 생산능력은 약 50척 수준이다. 따라서 카타르가 계획한 '최소' 60척에서 이미 계약한 16척을 제외한 약 44척은 국내 조선 3사가 나눠서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국내 조선 3사를 매수하는 것이 좋을까? 주가의 움직임은 모르기 때문에 좋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분명 이번 카타르가 진행하는 세계 최대 규모 LNG프로젝트의 수혜를 받을 것이긴 하지만 조선사들이 LNG선만 건조하는 것은 아니다. 심심해서 HSD엔진이라는 기업을 보았다. 이 기업은 종합엔진 생산전문업체로 선박엔진을 공급하며 저속엔진 세계 2위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가 2020년 1월 1일부터 선박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을 3.5%에서 0.5%로 대폭 강화하는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친환경 디젤엔진의 개발 및 공급을 진행 중이다.

사업보고서를 확인해보면 거래처에 후동중화조선은 없지만 '기타'부분에 포함되어 있는, 현재 거래하고 있는 업체 중 한 곳이다. 또한 비중이 가장 큰 국내 조선사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다. (합 약 60%) 현대중공업은 자체 엔진 사업부를 이용하겠지만 카타르의 추가 수주를 국내 조선 3사가 1/3씩 가져갈 시 HSD엔진은 두 곳에서 수주 계약을 할 가능성이 있고, 중국 거래처 중 하나인 후동중화조선에서도 수주를 받을 수 있다. 간단히 계산을 해보자. 최소 60척 중 후동중화조선이 한 척도 수주하지 못하고 국내 조선 3사가 20척 씩 수주한다고 가정하면 HSD엔진의 가능 수주는 40척 안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국내 조선 3사가 균등하게 수주 시 15+15+16(중국)=46척 안에서 수주 가능성이 생긴다. 오히려 중국 업체가 계약을 따낸 것이 HSD엔진에게는 단 한 건의 수주라도 늘어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물론 HSD엔진은 합병문제 등 여러 이슈들이 있으니 관심이 있으면 추가 조사를 하면 될 것 같다. 어쨌든 카타르 덕분에 국내 조선사들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아서 정말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