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직원들이 투자한 곳에 방문한 PD수첩 제작진.
지역 주민들은 사람들이 맹지와 산에 투자했다고 하니 황당했다고 한다.
참고로 '맹지'는 다른 토지에 둘러싸여 있는 토지로 도로와 맞닿은 부분이 전혀 없기에 맹지 그 자체로는 별 가치가 없다.
맹지를 산 이유는 당연히 수용이 될 것을 사전에 알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는 큰 돈으로, 혹은 대출을 이용해 굳이 맹지를 살 이유가 없다.
수용이 될 경우 맹지든 도로에 맞닿아 있는 땅이든 '예상 보상가'보다 싸게 사기만 하면 수익이 난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도로에 맞닿아 있는 땅이 더 가치 있을테니 굳이 맹지를 살 이유가 있을까?
감정평가사가 추정한 이유는 '보상 조항'에 나와있다.
'1,000m2 이상의 토지를 소유해온 자에게 사업지구 내 주거전용 단독주택용지 1세대 1필지 공급'
즉, 토지주가 약 303평 이상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을 경우 현금보상 외 사업지구 내 주거전용 단독주택용지 1필지를 주는 것이다.
현금보상의 경우 공시지가의 약 1.5배 수준으로 미래 예상되는 가치보다 낮지만, 추가로 개발 지역 안 택지 1필지를 받는 게 훨씬 크다. 주택을 지을 수 있기 때문에 거주를 하거나 임대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신도시 토지 투자를 해본 경험 많은 투자자 정도나 알 수 있는 내용이다.
심지어 그런 투자자도 정보가 없다면 정확한 시점, 경계선을 알 수 없다.
하지만 시기까지 대략 파악할 수 있는 LH의 일부 직원들은 엄청난 대출을 이용해 시간, 비용 모두 절약했다.
투자 사례를 보면 개발지구 안쪽도 많았지만, 주변부도 많았다.
신도시 구역 내 토지를 사면 개발 절차에 따라 10년 가까이 기다려야 하는데, 인근 토지 가격은 바로 오르기 때문이다.
실제 개발지구 안쪽과 바깥쪽의 공시지가는 비슷한 수준이지만, 보상금은 낮기 때문에 그 주변부 시세가 더 높게 형성된다.
토지보상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도 본인이 개발 예정지 경계선 등 정확한 정보를 알고 있다면 바로 그 외부(경계선 바깥) 토지를 매수하겠다고 한다.
부동산 투자 경험이 많은 분도 1~100번지 사이로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정확한 경계선을 알고 있으면 101~102번지 주변 토지를 매입하겠다고 한다.
인구가 유입되는 아파트 근처에 상가를 지으면 되기 때문이다.
고수들은 바로 수혜를 볼 수 있는 경계선 바깥을 사지, 10년 정도 기다려야 하는 안쪽을 사지 않는다고 한다.
즉, 안쪽을 사려면 가성비 좋은 맹지로 1,000m2 이상 사서 약간의 현금보상을 챙긴 후 나중에 개발되면 1필지를 더 받든가, 아니면 경계선 바깥쪽 인근 토지를 사서 바로 수혜를 보든가.
쓰고보니 결국 수용지가 될 수 있는지, 정확한 경계선이 어딘지는 내부자 정보로만 알 수 있다.
이것은 투자를 잘하고 경험이 많고의 문제가 아니다.
그런 사람들조차 엄청난 리스크와 큰 기회비용을 지불해가며 투자한다.
주식으로 치면 내부자 정보를 이용한 거래, 스타크래프트로 치면 맵핵을 켜고 게임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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