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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이야기

조선사들의 암울한 상반기 신규수주 추이

 

[HSD엔진] 카타르 LNG프로젝트의 수혜주가 될까?

작년부터 카타르의 LNG운반선 발주에 대한 관심이 쏠렸었다. 세계 최대 LNG생산국인 카타르는 LNG연간 생산량을 기존 7천 700만t에서 2027년까지 1억2천600만t으로 확대하기로 하고 증설 사업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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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의 대규모 LNG프로젝트 계획이 발표되자 많은 언론에서 조선업을 장밋빛으로 보도했다. 본계약에 앞선 '선표 예약(Slot Reservation)'을 진행했고, 과거 2004년 당시를 기준으로 보면 약 60%정도가 본계약 후 실제 건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물론 과거 기준이므로 실제 건조는 이보다 훨씬 많아지거나 적어질 수 있다. 우리나라 조선사는 LNG운반선만 건조하지 않기에 종합적으로는 아직 암울하다고 생각했다. KB증권에서 정리한 상반기 조선사들의 신규수주 추이를 확인해보면 다음과 같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발주는 척수 기준 56.5%, 금액 기준으로 62.3%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종별로는 Tanker가 26.4%감소해 그나마 나았고, LNG선과 Bulk선은 각각 83.2%, 59.2%, Container선은 57.1%감소했다. 그나마 낫다는 LNG선의 경우 올해 총 6척이 발주됐지만 국내 조선사들의 주력이 아닌 중소형선이 3척 발주됐고, 174K 3척은 중국 조선사가 수주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이는 모든 나라에 동일하게 적용된 상황이다. 문제는 국내 조선사들의 시장점유율이 2019년 35.3%에서 올해 상반기 20.5%로 하락했다는 것이다. 조선 및 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Clarkson)이 관련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1996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치이다. (2016년 16.2%) 반면 중국은 61.0%로 사상 최고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우리나라가 강점인 대형 LNG선 발주가 없는 상태에서 중국의 자국발주 비중까지 높아진 영향인 듯 하다.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중공업(한국조선해양)의 월별 신규수주 추이이다. 점선이 작년 수주이고 직선이 올해 가이던스, 파란 막대 그래프가 실제 수주를 나타낸다. 모두 작년보다 올해를 더 긍정적으로 판단했지만 상반기 현실은 처참했다. (검은 직선과 파란 막대 그래프만 비교하면 됨) 그나마 현대미포조선이 상대적으로 괜찮고 현대중공업, 특히 삼성중공업은 가이던스에 비해 터무니없는 신규수주를 기록했다. 위 3사의 상반기 신규수주를 종합적으로 보면 전년동기대비 38.1% 감소했다. 2019년 수주가 하반기에 집중되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 이 정도 감소폭은 엄청난 부진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별 연간 수주목표 달성률은 현대미포조선 25.1%, 현대중공업 12.8%, 삼성중공업 6% 이다. 

 

수주도 급감했는데 단위당 가격까지 하락해 수주의 질까지 악화되었다. 올해 수주한 선박의 CGT당 단가는 9.5%, DWT당 단가는 24.6% 하락했다.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DWT-선박이 적재할 수 있는 화물의 중량) 환율과 원자재 가격에 따라 약간 달라질 수 있지만 이는 기본적인 수주의 질이 악화되었음을 나타내기 때문에 국내 조선사들의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국내 조선사들의 현재 상황은 매우 암울해 보인다. 수주 급감, 단위당 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주의 질 악화, 시장점유율 급락 등 온갖 악재밖에 없다. 그나마 희망을 걸어볼 몇 나라 LNG프로젝트에서의 발주 역시 이 추세를 변화시키기엔 부족해 보인다. 조선쪽은 그나마 관심을 가지려면 LNG선 관련 기자재 업체들만 보는 것이 낫지 않나 생각한다.